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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살기/너와 나의 그림책 읽기

(그림책) 김영진 <아빠의 이상한 퇴근길>

by 월천토끼 202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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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이상한 퇴근길>

  • 김영진 글, 그림
  • 책 읽는 곰
  • 발행일 2018년 9월 1일

<김영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서울 잠실에서 자랐다고 해요. 올림픽 공원이 아직 산동네이던,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 부르던 시절입니다. 저도 국민학교 거의 끝 세대, 저희 졸업하고 얼마 안 있어 초등학교로 바뀌었죠. 시간 참 빠릅니다.

 김영진 작가는 그 유명한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를 만드신 분이었어요. 책 제목은 알고 있었는데 사실 아직 보지는 못했네요. 연휴 끝나면 바로 빌려봐야겠어요. 나로와 펄럭이의 모험 시리즈도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작가는 아이들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않아도 서로의 일상을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마음을 느끼게 될 것이라 말합니다. 이해하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더 강력하다면서요.

<아빠의 이상한 퇴근길>

 표지에는 티라노사우르스가 아빠를 쫓아오고 있어요. 놀란 아빠는 후다닥 도망가고 있네요. 주변에는 각종 동물들이 토끼눈을 하고 쳐다보고 있어요.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 속표지를 보면, 아이들은 맨날 늦게 오는 아빠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서 일찍 오라는 약속을 했어요. 하지만 아빠는 오늘도 늦고 말았어요. 아빠는 아이들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집에 오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엉뚱하고 기발한 아빠의 변명을 한번 들어볼까요?

 오늘은 딸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빠는 아침부터 부지런히 일을 합니다. 점심도 샌드위치로 때우며 퇴근 직전까지도 불꽃을 튀기며 일을 했어요. 이제 퇴근시간 카운트다운 5, 4, 3, 2. 아 그런데 갑자기 화가 잔뜩 난 사자가 사무실로 들어왔어요. 겨우 사자를 고기로 달래고 택시를 태워 보냈어요. 집으로 가려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얼마 전 회사에 새로 들어온 후배를 만났어요. 너무 힘들다고 엉엉 우는 후배를 외면하지 못해 푸념을 들어주고 겨우 달래 버스에 태우자, 이번엔 트럭에 싣고 가던 오렌지가 도로에 다 쏟아져 차들이 오도 가도 못하고 있었죠.

작달막한 수달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오렌지를 줍고 있자 아빠는 버스에서 내려 수달을 거들였죠. 그러자 어느 순간 너도나도 차에서 내려 오렌지를 줍고 있었어요. 가끔 기사를 보면 도로에 쏟아진 각종 물건들을 시민들이 손수 치워주는 일들이 있더라고요. 반짝반짝 빛나는 오렌지처럼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도로의 영웅들입니다. 

 너무 피곤한 아빠는 아주 잠깐 버스에서 졸았는데 버스 종착지였어요. 아빠는 한 달에 한번 쓸 수 있는 초능력으로 나는 자동차를 타고 순식간에 아이스크림 가게로 날아갑니다. 그런데 또 아이스크림 가게에 복병 손님이 계시네요. 변덕쟁이 타조입니다. 어찌나 이랬다 저랬다 하는지 아빠의 속은 아주 새카맣게 타들어가죠. 겨우 아빠 차례가 돌아왔는데 갑자기 100살도 넘어 보이는 거북 사장님이 나옵니다. 이번엔 속이 터지네요. 가까스로 아이스크림 가게를 나와 집으로 가려고 할 때 물컹한 뭔가를 밟은 아빠. 아이스크림은 지켜냈지만 티라노사우르스 꼬리를 밟고 말았죠. 겨우겨우 티라노사우르스를 따돌려 좁은 골목길에 붙잡아 둡니다. 그리고 신고까지 깔끔하게! 

 대 자로 누운 아빠 옆에서 다리를 올리고 자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행복해 보입니다.

 이 책은 아이들과 저녁을 보내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우리 아빠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주는 책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말할 수 없는 아빠의 고단한 일상을 익살과 능청으로 표현해 주죠.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은 부모님의 하루를 다 이해하진 못해도 얼마나 열심히 하루를 보내는지, 또한 순간순간 자녀들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작가의 다른 책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이 책들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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