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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살기/너와 나의 그림책 읽기

(그림책) 카토 요코, 미야니시 타츠야 <울보 나무>

by 월천토끼 2023.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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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나무>

  • 카토 요코 글, 미야니시 타츠야 그림 / 고향옥 옮김
  • 한림출판사
  • 책나이 2010년, 발행일 2012년 9월 24일
  • 원제 コブタくんもうなかないで

<카토 요코>

아오야마카쿠인대학 문학부 일본문학과를 졸업하고 무역회사에서 일했다고 해요. 그러다 그림책 작가가 되었습니다. 카토 요코라는 도쿄대학 문학부 교수님도 계시더라고요. 두 분이 같은 분인가 싶어 한참을 찾아봤는데 다른 분이시더라고요. 그림책을 쓰신 카토 요코 작가님의 대한 자료는 거의 없어서 아쉬웠어요.

<미야니시 타츠야>

그림체가 어쩐지 익숙하다 했더니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작가님이셨어요.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는 오히려 아이들은 담담한데 제가 눈물 콧물 다 빼고 보던 책이에요. 사나웠던 티라노사우르스가 어떤 계기로 사랑을 알게 되고 성장해 가는 모습이 감동적이기도 슬프기도 하지요.
미야니시 타츠야는 1956년에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태어났습니다. 일본대학 예술학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인형 예술가, 그래픽 디자이너를 거쳐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고 해요. 딱 봐도 이건 이 작가의 그림이다 싶은 독특한 그림과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많은 어른과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지요.

<울보 나무>

표지를 보면 날씬한 돼지가 나무를 껴안고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어요. 이 둘은 어떤 관계일까요? 면지엔 눈을 지그시 감은 나무가 있어요. 속표지를 보면 떨어진 나뭇잎 위로 돼지가 눈물을 흘리며 앉아 있고요.
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어느 마을에 울보 아기 돼지가 있었어요. 친구랑 싸워서, 엄마에게 혼나서, 길을 가다 넘어져서, 울 일은 차고 넘칩니다. 그날도 아기 돼지는 울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툭툭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해가 반짝반짝하는데 말이죠. 그리고 "으어엉 으어엉" 우는 소리까지 들리네요. 아기 돼지가 위를 쳐다보니 나무가 울고 있어요. 아기 돼지는 나무에게 왜 우냐고 물어봅니다. 나무는 날마다 울고 있는 너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 울고 있다 하네요. 아기 돼지는 나무가 흘린 눈물 비에 흠뻑 젖고 말았어요. 그리고 이제 괜찮으니 울지 말라고 나무를 위로합니다. 다음 날에도 아기 돼지는 울상이 되어 나무를 찾아가요. 눈물을 꾹 참고 있는 돼지를 보고 나무가 먼저 선수를 칩니다. 그러자 돼지의 눈물이 쏙 들어가 버리죠. 나무를 위로하며 돼지는 정말로 괜찮아진 것 같았어요. 그러면서 돼지와 나무는 서로 기댈 수 있는 친구가 되어갑니다.
겨울이 다가온 어느 날, 나무와 이야기하던 돼지가 잠이 들고 말았어요. 해가 지고 눈이 내리자 나무는 돼지가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나무는 이파리를 한 잎, 두 잎 떨어뜨리기 시작하죠. 그렇게 나무는 돼지에게 자기의 모든 것을 내어줍니다.

그리고 <고 녀석 맛있겠다>를 보신 분들이라면 익숙할 밤하늘이 펼쳐집니다.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깬 돼지는 밤새 나무가 자기를 지켜줬음을 깨달아요. 돼지를 위해 잎을 다 떨어뜨린 나무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돼지는 가끔 나무를 찾아가 나무를 추억하고, 또 위로받습니다.

나무는 그저 돼지와 같이 울어주며 위로합니다. 왜 우냐며 묻지도, 그만 울라고 다그치지도 않죠. 돼지가 울기도 전에 먼저 펑펑 울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돼지는 위로받고, 또 나무를 위로할 줄 알게 되죠. 같이 울어주는 것, 공감해 주는 것. 그것이 최고의 위로인 걸까요? 어른들은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아마 그런가 봅니다. 그런데 우린 그걸 참 못해주죠. 울음을 기다려 주는 것이 어찌나 힘이 든지요.
요즘 우리 둘째도 자주 울먹울먹 합니다. 특히 엄마가 마음을 못 알아주고 다그칠 때 눈에 눈물이 한가득 고이더라고요.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닌데 가끔 그런 아이가 너무 답답합니다.
그렇지만 심호흡 한번 하고,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 주고 이해하도록 더 노력해야겠어요. 가끔은 그저 묵묵히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려 주면서요. 그래야 나중에 세상에서 힘에 부칠 때 엄마를 찾아와 기댈 수 있을 테니까요. 아이가 점점 커갈수록 오히려 모든 잎을 다 떨구고 말이 없어진 나무처럼, 그런 엄마가 되어야겠단 생각도 들었어요. 미주알고주알 말하지 않고 그냥 곁에 있어주는 그런 나무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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