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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캘리그라피

(캘리)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by 월천토끼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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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선처럼 누워 있는 건 어떤 것일까? 
어쩌면 선처럼 누워 있는 건, 가장 의식해야 하는 자세가 아닐까.
왠지 모를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더구나 너와 내가 선처럼 누워 있다는 건
서로가 어쩔 줄 몰라 그저 똑바로 누운 채 천장만 바라보며

긴 상상을 하는 그런 모습일지어라.
그 상상 속에서는
빛나는 작은 별을 너에게 따 주려는, 풋풋한 나와
뭔가 잔뜩 들어있는 배낭을 메고, 시들지 않는 장미꽃을 건네주며
함께 영원을 가자고 손을 잡는
그런 우리가 있지 않을까.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요조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닿지 않는 천장에 손을 뻗어보았지
별을, 진짜 별을 손으로 딸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럼 너의 앞에 한쪽만 무릎 꿇고
저 멀고 먼 하늘의 끝 빛나는 작을 별
너에게 줄게
다녀올게
말할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볼 수 없는 것을 보려 눈을 감아보았지
어딘가 정말로
영원이라는 정류장이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럼 뭔가 잔뜩 들어 있는 배낭과
시들지 않는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우리 영원까지
함께 가자고 말할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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