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전안나
- 출판
- 가디언
- 출판일
- 2022.03.23
독서를 많이는 아니지만 꾸준히 하고는 있었다. 그런데 기록이 점점 어려워지는 거다. 그래서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글쓰기는 늘 어려운 종목이기에..ㅠㅠ) 그래도 써야만 한다. 기록을 하여야 한다. 그래서 조금씩 천천히 써 나가기로 했다.
이 글은 개인적인 블로그에 썼던 내용인데 나의 사적인 이야기는 빼고 써보자 한다.
도서관에서 찾던 책을 못 찾고, 그냥 눈길 가는 대로 책장을 둘러보다 이 책의 제목이 확 눈길을 끌었다.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태어나서 죄송합니다./전안나 독서 에세이/가디언]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살기 위해 읽은 책들에게 받은 위안을 자신의 역사를 통해 담담히 이야기한다. _담담해서 나는 분노했고, 슬펐고, 답답했다._
처음 공주 옷을 입고 부잣집으로 입양된 그녀의 이야기에 나는 그녀가 소공녀 세라가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저자는 재투성이 신데렐라가 되어 양 엄마에게 학대받는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되었다. 그리고 스물일곱 살까지 양 엄마에게 벗어나지 못한다. 나는 왜 그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그 집에서 탈출하지 못했을까 답답하고 속상했다. 아마 쇠사슬에 묶인 아기 코끼리처럼, 뚜껑에 덮인 벼룩처럼 그녀 역시 그랬으리라. 내 생각에 그녀는 너무 착했다.
입양아이자 아동학대 피해자였던 그녀는 사회복지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 양 엄마가 반대해도 대학을 가고, 대학원을 가며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다. 성인이 된 후에는 양 엄마에게 생활비를 따박따박 보내야 함에도 말이다. 그녀는 참 치열하게 살았다. 집 안에서는 폭력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음에도 밖에서는 사랑받는 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그녀는 자신이 사회복지사로 치료사이지만 자신의 삶 하나 감당 못하는 피해자로의 삶을 벗어날 수 없어 비참하고 한심했다지만 나는 그녀가 그런 직업을 선택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잘 살아남는 것으로 복수 중이란 그녀의 말이 정말이지 응원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결국 상처뿐인 엄마들의 존재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공부하다 결국 그 답은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게 된다. 엄마가 넷인 그녀는 그 네 명의 엄마들(버린 친엄마, 때린 양 엄마, 화병 시엄마, 그리고 양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인 새엄마)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용서하고, 수용하고, 인정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저자는 책을 아작아작 씹어 먹으며 자신을 옥죄던 삶을 내려놓기로 한다. 고아가 된 것도, 입양이 된 것도, 아동학대를 받은 것도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그 죄책감을 내려놓는다. 버림받았다는 상처도, 태어나서 죄송한 존재였다는 비참함도 내려놓는다.
그리고 자신의 역사를 수용하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생을 살아내고 있다 말한다.
그런 그녀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독서 관련 책도 여러 권 썼던데 한번 찾아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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