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마흔의 나이가 이렇게 훅 들어올 줄 몰랐습니다.
10대의 저는 마흔이 되면 죽는 줄만 알았어요. 참 철이 없게도 말이에요.
분명 그때 저희 엄마의 나이가 마흔 즈음되었을 텐데 말이죠.
10대의 저에겐 마흔의 나이가 너무 까마득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지금 마흔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언제 왔나 싶을 정도로 빨리 말이죠.
아직 해놓은 것이 하나도 없는데 말입니다.
30대 후반은 정말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던 시기였습니다.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았어요.
매일매일이 터널 속을 헤매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막내가 생겼지요.
그러면서 저의 고민과 불안은 당장의 임신과 출산으로 생각할 겨를이 없어졌어요.
비록 계획에 없던 셋째였지만 저에게 집중할 다른 무언가가 생겼다는 것이 그 당시에는 감사한 일이었어요.
아니었으면 깊은 우울감에 빠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데 이제 막내가 4살, 저는 사회로 복귀를 해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때의 고민들이 고개를 내밀었어요.
그런데 다행이게도 저의 인생 시기에 딱 맞게 작가님(?)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어요.
제목도 <김미경의 마흔 수업>입니다.
호기롭게 출간 예약으로 구매를 해놓고 사실 바로 읽어 보지 않았어요.
이상한 삐딱심이었을까요? 아니면 아직 꺼내 볼 용기가 없었던 걸까요? 그렇게 몇 주를 째려만 봤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드디어 책을 펼쳐보았어요.
많은 위로를 받았고, 마흔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
읽지 않고 째려보기만 했던 시간이 무색하게도 말이죠.
마흔은 아직 정오도 되지 않았단 말이 그렇게 안도가 됩니다.
마흔은 완성되는 나이가 아닌 '뭐든지 되다 마는 나이'라는 말도 말이죠.
위로가 되는 말들이 너무 많아 책 한가득 밑줄을 긋고 싶었어요.
100세 시대인 지금 세컨드 라이프(50~70세)를 위한 퍼스트 라이프 마지막 10년이 40대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아직 꿈꿀 수 있음을 격려해 줍니다.
하지만 그 꿈을 위해 '강하게' 몰입해야 하는 마지막 시기라고 하죠.
또한 나만의 '원씽'을 찾아 성장근육을 키워내야 합니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여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 줄도 알아야 하고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두려워 말고 연결하고 확장해 나가야 기회도 생김을 강조합니다.
세컨드 라이프에서 나의 존엄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40대에 치열하게 나와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남의 꼭대기와 싸우지 말고 나의 밑바닥과 싸울 줄 아는 집중력도 필요하고요.
좋은 습관으로 나를 제대로 관리해 새로운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위로를 받기도 했지만 40대를 허투루 보내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생기기도 했어요.
지금의 마흔을 어떻게 살아내냐에 따라 세컨드 라이프의 방향이 결정될 테니까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 외칠 것이 아니라 엄마인 제가 더 앞장서서 공부해야겠어요.
세상은 하루하루가 무섭게 변화하고 있고, 이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도 뒤로 가는 거와 별반 다르지 않을 테니까요.
지금의 마흔은 잘못이 없을지라도 10년, 20년 뒤에 마흔을 탓하지 않으려면 지금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살아가야 할 테지요.
연초부터 계획했지만 하지 못했던 미라클 모닝을, 다시 한번 뜨겁게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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