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오는 날>
- 글,그림 에즈라 잭 키츠 / 김소희 옮김
- 비룡소
- 책나이 1962년, 발행일 1995년 12월 11일
- 원제 The Snowy Day
- 칼데콧 상 수상
<에즈라 잭 키츠>
에즈라 잭 키츠는 1916년 3월 11일 뉴욕 브룩클린의 유태계 폴란드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했습니다. 모리스 샌닥과 함께 그림책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작가 중 한명이죠. 그림책 작가로는 처음으로 흑인 꼬마 아이를 주인공으로 삼았으며 그동안의 일러스트레이션의 주재료였던 물감, 색연필에서 벗어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지, 포장지, 천 등을 재료로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렸습니다. 에즈라 잭 키츠가 그림책에 흑인 아이를 등장시킨 것은 인종 문제에 의식을 가지고 있어서는 아니라고 하네요. 1940년에 나온 잡지 Life에서 본 흑인 아이의 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어 그림책의 주인공으로 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배경이 어떠했든 그 덕에 다양한 아이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정말 다양한 모습의 아이들이 등장하는 염혜원 작가의 <수영장 가는 날>이라는 그림책처럼요.
모든 아이가 자신을 중요한 존재로 느끼며 희망을 가지고 살길 바랐던 애즈라 잭 키츠는 1983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80여점의 일러스트와 24권의 그림책 속에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남겨놓았습니다. 그리고 유니세프에서는 키츠를 기리기 위해 뛰어난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시상하는 에즈라 잭 키츠 상을 제정하였다고 합니다.
<눈 오는 날> 우리 함께 눈 오는 날 놀아 볼까요?

어느 겨울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다면 어떨까요? 아이들은 뛸 듯이 기뻐하겠죠? 저희 아이들도 까무룩 자고 있다가도 "눈이다" 소리에 벌떡 일어나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어른들은 일단 걱정부터 하겠죠. 길이 미끄러우면 어쩌나, 출근길 막히겠네. 이런 걱정들이요. 그런데 우리, 걱정한다고 눈이 사라지진 않잖아요. 그리고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게요! 그러니 피터처럼 아이들과 눈밭에서 놀아 보는 건 어떨까요?
피터는 우선 뽀드득뽀드득 발자국을 만들며 걸어갑니다. 그리고는 뒤로도 걸어보지요. 또 천-천-히 발을 끌며 긴 선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나무 막대기를 들고 선 하나를 더 만들가도 하지요. 어때요? 우리 아이들이 노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지요? 저희 집 이제 4살 된 막내도 밖에 나가면 꼭 막대기 하나는 들고 돌아다닌답니다. 아이들과 막대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봐요.
눈싸움을 하고 싶은 피터는 형들 사이에 끼지는 못합니다. 자기가 아직은 어린 걸 알고 있었지요. 그래도 빙그레 웃는 눈사람을 만들고 또 눈밭에 누워 눈 천사를 만들며 놀았습니다. 높은 눈더미 산에도 올라가 죽~ 미끄럼도 타지요. 그리고는 한 줌, 두 줌 눈 뭉치를 만들어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저희 집 아이들도 꼭 눈이 오면 저렇게 눈 뭉치를 가지고 들어옵니다. "따뜻한 데 가지고 들어가면 녹아"라고 말하면 씨~익 웃고는 냉동실 안에 쏘옥 넣어놓지요. 아뿔싸! 눈을 냉동실에 넣어두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은 역시 기발하죠. 하지만 피터는 잠자기 전에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았지만 눈 뭉치가 사라져버렸습니다. 너무너무 슬픈 피터. 그래도 다음 날 아침 여전히 온 세상이 하얗습니다. 흰 눈이 펄펄 내리고 있거든요. 피터는 옆집에 사는 친구를 불러 수북이 쌓인 눈 속으로 걸어갑니다. 오늘은 친구와 더 신나게 놀 수 있겠죠?

저희 집 아이들은 매번 어린이집 가기 싫어하다가도 눈이 오는 날에는 먼저 챙겨입고는 얼른 가자고 보챕니다. 어린이집에 가면 친구들과 눈썰매도 타고 눈사람도 만들고 하니 얼마나 신이 날까요? 또 친구들과 눈싸움도 할 수 있고요. 주말엔 아빠와 같이 눈썰매를 타러 갑니다. 눈밭에서 굴러보기도 하고 저희 막내는 눈 위에서 포복하며 기어 다니더라고요. 살짝 감기가 걱정되긴 하지만 이때 아니면 또 언제 이렇게 놀아보랴 싶어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눈이 많이 오던 크리스마스쯤 온 가족이 독감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집안에서 눈 구경을 할 수밖에 없었지요. 이번 겨울에 또 언제 눈이 올까 싶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계절은 다시 돌아오곤 하니까요. 만약 또 눈이 온다면 스키장에서만 눈을 즐길 것이 아니라 아이들 틈에 슬그머니 들어가 같이 눈썰매도 타고 눈싸움도 하면서 신나게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희 남편도 눈썰매 은근 재미있어 하더라구요.
'책으로 살기 > 너와 나의 그림책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책) 데이비드 위즈너 <이상한 화요일> 날아오를 준비 되었나요? (2) | 2023.01.09 |
---|---|
(그림책) 존 버닝햄 <셜리야, 물가에 가지 마!> 아이들의 세계에 같이 들어가 즐겨볼까요? (2) | 2023.01.08 |
(그림책) 모리스 샌닥 <괴물들이 사는 나라> 내가 엄마를 잡아먹어 버릴 거야! (2) | 2023.01.06 |
(그림책) 백희나 <알사탕> 당신은 마음의 소리가 들리시나요? (0) | 2023.01.05 |
(그림책) 앤서니 브라운 <공원에서> 당신의 시선은 어떤가요? (0) | 2023.01.04 |
댓글